(#ALIVE , 2020) 감독 - 조일형 출연 - 유아인, 박신혜 外 개요 - 15세 관람가/ 드라마 / 한국 / 98분 개봉 - 2020 .06.24 원인불명의 이유로 좀비가 된 사람들로 인해 도시는 통제가 불능이다. 통신은 끊겼으며 식량도 거의 바닥난 상태이지만,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군가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보며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알린다.
*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좀비영화의 탈을 쓴 무언가 :: 그렇다고 생존영화도 아닌 것 같고...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살아있다'
한창 워킹데드, 창궐, 부산행, 월드워Z 같은 좀비물의 인기가 성행일 때가 있었다. 좀비물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그 이유로 그들의 비주얼도 있겠으나 깨끗하게 잘리는 머리나 창자가 낭자하는 장면들이 보기에 고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 [#살이있다]도 딱히 볼 생각은 없었을 뿐더러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었지만, 예고편이 너무 신박했다. 현대 사회 좀비는 이거지. 드론이 나오고 핸드폰으로 상황 확인하고 재난 뉴스가 시시각각 나오는 장면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으며, 좀비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그 답답함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 현대 사회의 인프라가 총질도 못하는 좀비떼들에게 망할 정도로 호락호락할리 없지 않은가!
그럼, 이 21세기에 나타난 좀비떼들을 어떤 신박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그 위험에서 벗어날까, 싶어 영화에 더더욱 몰입하게한다. 거기다 상영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가볍게 볼 만하기에도 충분하다 여겼다. 기대처럼 영화 [#살아있다]는 드론을 이용하여 핸드폰의 전파를 잡고, 좀비를 견제하며 캠핑용품은 신박한 생존용품이 된 장면에서는 영화의 기발함에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초반은 어찌보면 빌드업의 과정이기에 준우 역을 맡은 유아인 분의 연기가 영화의 초반을 혼자 멱살잡아 끌고가는데, 좀비로 인한 쫄깃함은 물론이거니와 연기의 구멍 따윈 보이지 않는다.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살아있다'
대신 캐릭터들의 행동을 보며 그 영화의 몰입보다는 엥???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게하지만말이다. 암만 철이 없고 이런 상황 자체가 처음이라는 전제가 깔렸어도, 식수를 모을 생각 대신 맥주를 열심히 마시는 모습에 동공지진하였고, 식량 특히, 물이 귀한 이 시국에 그 귀한 물을 화분에 주는 것을 보고 다시금 놀랐다.
화분에 물을 주는 것으로 이 시국 속에서 사라지는 인간성을 지키는 모습을 표현하려는 설정이었으면 차라리 인물과 위기를 이용해서 인간성을 표현했었어도 되었을 것 같은데, 왜 얼마 남지않은 물을 소비함으로써 그를 표현하려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설정도 아니라면 저 유빈이라는 캐릭터는 좀비떼가 주위에 그득그득해도 아직 먹고 살만한 상태라는 것이라는 이야기라는 것이니 딱히 긴급한 위기상황도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아무튼, 영화 [#살아있다]는 꽤나 간결한 편이다. 사람으로써 할 도리를 지키려하지만 오지랖을 떨어봤자 좀비떼들에게 나 여기있다고 신호보내는 꼴과 다를 바 없어서 조용히 찌그러져있어야한다는 인간성의 상실과 홀로 그 무서운 시간들을 버텨야한다는 외로움을 짜파구리로 중화시킨다. 사족으로 이 영화에 PPL은 넣지 않았다고 한다(그런데 클로즈업은 왜 하는지?).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살아있다'
또, 문도 못 여는 좀비에서부터 달리는 좀비까지 좀비 영화에서는 다양한 설정의 좀비들이 있지만 영화 [#살아있다] 속 좀비들은 좀비가 원래 갖고 있던 직업적 특성을 살릴 수 있다는 설정이 깔려있었고, 때문에 문여는 좀비는 디폴트고 로프타는 소방수 좀비는 매우 신박했다.
그래서 이 설정 가득한 좀비들을 뚫고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는 앞서 말한대로 매우 간결하게 답을 내려준다. 분명히 민간인처럼 보였는데 힘을 숨기고 있었는지 유빈이 등반용 갈고리로 저 좀비들 사이에서 무쌍을 찍는다. 총든 경찰도 당했는데, 등반용 갈고리로 갈기면서 날쌔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에 너무하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실력이면 안전한 8층의 어느 집이 아니라 그냥 바로 나가도 되었을 것 같은데 왜 집안에 갇혀 살고 있었을까, 싶었다.
여기에 갑분 좀비가 된 마누라쟁이에게 너희들을 먹이로 줘야겠어 장면에서는 왜 갑자기 이런 장면이 왜???, 가 튀어나오게 하고, 이 좀비들이 소리에 예민하다는 것을 극 중 캐릭터들 모두 다 알고 있으면서 총을 쏘는 장면에서는 진심 이거 뭐하자는거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다 같이 죽자는 의미인건가, 아니면 정말 모르고 한건가, 아니면 죽을 뻔한 상황속에서 반쯤 미쳐있어서 저런 것인가.
뭐든간에 보는 입장에서는 그저 갑툭튀일 뿐이었다.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살아있다'
그리고 총소리에 몰려오는 좀비떼에 우리 같이 죽자 장면에서는 정말 왜????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고, 헬기소리에 옥상으로 뛰쳐올라간 장면에서는 왜 식량 많은 방에 안들어가???? 하는 소리 또한 절로 나온다. 아무튼 그 위기의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군인이 등장하며 급 마무리되고, 자신은 살아있다는 사람들의 해쉬태그들이 떠오르며 그렇게 끝맺는다.
영화 [#살아있다]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덕분에 감정소모가 적고, 지겹지는 않으며 유쾌하고 재미없어, 라고 단언하기도 어려운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아니, 개연성이고 병크든 간에 뭐든 뭔가 계속 터져서 루즈할 새가 없다. 처음에는 좀비물인줄 알고 봤다가, 생존물에 조금 더 가까운 결을 지닌 영화 같았고 보다보니 생존이라기보다는 불안하다면서도 짜파구리는 또 잘 끓여먹는 모습에 이게 또 생존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적어도 영화 [새벽의 저주]나 [부산행]같은 것을 기대하고 보면 안된다는 것과 킬링타임용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