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N TO BUSAN , 2016) 감독 - 연상호 출연 - 공유, 정유미, 마동석 外 개요 - 15세 관람가 / 액션, 스릴러 / 한국 / 118분 개봉 - 2016 .07.20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부산행 KTX기차에 '타고', 살아남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 인간성의 상실과 신파 :: 때려잡는 건 K-좀비 한정
영화 '부산행' 이미지
영화 [부산행]의 스토리는 매우 간결하다.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 기차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는데, 그 기차에 좀비에 물린 어느 여자아이가 들어오게 되고 그 아이가 다른 사람들을 물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빠르게 급물살을 타는 영화이다. 목숨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들은 지독하게 이기적이 되어가고, 영화 [부산행]은 이를 돌려말하기나 영화적 기법 등이 아닌 아주 대놓고 보여준다.
여기에 마치 영화 [월드워Z]가 절로 떠오르게하는 좀비떼의 역습이라던가 기차안에 숨겨져있던 좀비들이 창문을 깨고 나와 우라돌격을 하는 모습은 영화 [부산행]의 명장면으로 꼽힐 것이다. 그리고 마블리 아니, 마동석 분이 나와 팔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선 좀비들의 뚝배기를 주먹으로 참교육하는 모습에서는 달리는 좀비, 문여는 좀비의 뒤를 이어 주먹에 뚝배기 깨지는 좀비를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가 좀비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안타깝게도 이는 K-좀비 한정이었지만 말이다.
영화 '부산행' 이미지
이처럼 인간 군상을 보여주고, 시원한 활극을 보여주는 것인가 싶었던 영화 [부산행]은 마동석 분의 죽음을 기점으로 갑자기 급신파의 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명작 영화 [영웅본색2]의 공중전화박스 신을 오마주한 것이 반갑다가도 개연성도 이상하게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할머니 분장을 한 어느 할머니의 언니가 사람들의 이기심에 좀비에 휘말려 죽게 되었다고 문을 열어 좀비떼들을 맞이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첫사랑 그녀가 좀비에 물려 절망하던 도중 그녀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같이 싸우던 고등학생도 결국 좀비가 되고, 최고 빌런인 김의성 분은 좀비떼에 휘말린 줄 알았는데 홀로 살아남았지만, 어쨌든 물리긴 물렸음에도 생각보다 오래 인간화를 유지한다.
기어코 공유 분과 싸우다 공유 분을 물게 되는데, 여기서 아역의 연기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과 K-신파를 많이 접해본 이라면 이제 곧 대곡성이 시작하겠구나, 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거기다 영화는 마치 여기가 바로 울 지점이야!!! 라고 말하는 것 마냥 곡조를 뽑아내고,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아빠에게 가지 말라며 울부짖는데 어떻게 눈앞이 시큰하지 않을 수 없어 기어코 눈물벨 지점이 되고 만다.
한편으로는 누가 그 눈물벨 장면이 아기 기저귀 광고 같다는 썰을 했었는데, 그 썰을 먼저 보고서 그 눈물벨을 보았으면 절대 울 것 같진 않았을 것이다.
영화 '부산행' 이미지
결말에서는 아역이 공유 분에게 불려주려던 노래를 부른 덕분에, 내가 좀비가 아니라 인간임을 밝혀 군인들에게 총알 세례를 맞지 않은 것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영화 [부산행]은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영화이다. 여기에 인간성에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단지 오락 영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좋은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K-신파는 둘째치더라도 세련되지 않은, 너무나 투박한 개연성과 대사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하게 항마력이 들게 하고, 좀비 분장과 연기에는 힘을 준 듯 하지만 왜때문인지 배우 분장에는 힘을 너무 푼 느낌이라 음?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다. 하물며 할머니 분장에 투블럭한 군인의 모습은 빡빡한 스케줄때문인지 아니면 제작비 부족으로 인한 발품인지 잠시나마 고민하게 해준다.
거기다 그런 꺾기 연기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열연하신 배우분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신게 보여와 절로 리스펙트 소리가 나오지만 좀비들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적인 느낌을 줘 그렇다고 막 새롭지도 않았다. 좀비떼 장면에서는 절로 [월드워Z]가 떠오르게 하니 영화가 좀비 장면에서 뭘 참고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영화 '부산행' 이미지
개봉 당시 영화 [부산행]을 보았을 때에는 흥미진진함 가운데 영화는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듯 하였다. 그러나 그 전달이 너무 쉽고 깊이는 없었던지라 영화는 더도 말고 소년만화같은 오락 영화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개봉당시 누적관객수가 1156만명이었다고 하는데, 어떤 평이 있었던간에 어쨌든 재미는 있었기에 천만이 넘는 관객수가 납득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