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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내

[국내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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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Bedevilled , 2010)

감독 - 장철수
출연 - 서영희, 지성원 外
개요 - 청소년 관람불가 / 스릴러 / 한국 / 115분
개봉 - 2010 .09.02


해원은 휴가를 받고 어린 시절 잠시나마 머물렀었던 무도로 향한다. 그곳에서 사는 복남이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나 다른 이들은 해원이 영 반갑지만은 않다. 아름다운 바다와 녹음이 가득한 풍경들을 보며 해원은 휴가를 즐기나, 가만 보니 복남은 거의 인간조차 못한 취급을 받고 있었고 복남의 어린 딸 또한 상황은 매한가지였다. 복남은 해원을 향해 내 딸이라도 데리고 나가달라 부탁하나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해원은 이를 거절한다. 그런데 복남의 딸이 남편에게 매맞는 복남을 지키려다 넘어지고 그 작은 머리가 돌에 부딪히는데...



 

*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


 

 # 미안했기에 통쾌하다 :: 그녀가 만난 괴물들은 죄 불친절했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차를 몰며 지나가던 도중, 한 여자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비명을 지르고 차들을 두들기며 도와달라고 애원하지만 해원은 이런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에 창문을 올리고 가던 길을 간다.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던 해원은 사람들과 여러모로 트러블이 발생하고, 휴가를 받아 무도로 가게 된다.
그녀에게 무도는 좋은 추억이 많았던 곳이기도 했으니 힐링으로써는 제격이었다. 
하지만 복남에게는 이야기가 다른 곳이었다.
개만도 못한 취급에 뼈가 빠지게 허구한 날 일을 시켜댔고, 남편은 매 그녀를 때리기 일쑤였으며 시동생이란 놈은 밤에 그녀의 방으로 기어들어가 강간을 일삼는다. 그래도 그녀는 참을 수 있었다. 하나뿐인 어린 딸이 그녀의 삶의 이유였다. 비록, 강간당해 낳은 아이라 저들 중 애아빠가 누구인지는 모르나 복남은 제 딸을 참 사랑했다. 

그래서 해원에게 부탁했다. 나는 괜찮으니 딸이라도 데리고 나가달라고. 하지만 해원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그녀의 부탁을 거절한다. 그러다 아쉬운 것도 잠시, 남편이라는 인간이, 딸의 아비라는 인간이 제 딸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선 그녀는 다시금 딸과 함께 이 곳을 탈출하려했다.

하지만 여김없이 걸리고 말았고, 남편은 아이앞에서 그녀를 개패듯 패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딸이 제 어미를 지켜주려 나서나 어른의 힘을 아이가 감당할 수는 없었고 아이는 밀쳐져 구르지만, 하필 돌 위에 그 머리가 떨어진다. 아이의 숨이 멎어가고, 복남은 울며 아이를 붙잡으려하나 아비란 인간이 그 옆에서 한마디한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그거 된장바르면 낫는다고.
 
결국 딸은 죽고, 그녀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간다. 
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그 날, 남자들은 뭍으로 나갔고 복남은 감자를 캤다. 그녀의 뒤에서는 시어머니와 두 할매들은 뭐가그리 좋은 것들이 많은지 치매할배를 두고 수다를 떨며 회포를 풀어댄다. 그런데 태양이 유독 빛나는게 어째 눈앞이 노래지는 것만 같았다. 복남은 일을 하다말고 돌아와 할매들 앞의 냉수를 벌컥벌컥 마셔대며 노래진 눈앞을 정돈한다. 감히 일할 것을 두고선 할매들 앞에 이렇게 나온 적은 없었기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복남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 물을 다 마신 복남은 낫을 들고 할매의 목을 찍어누른다. 놀라 도망가는 또다른 할매는 결국 자빠지고 이러지 말라는 무언의 부탁도 잠시 복남의 낫은 바람소리와 함께 휘둘려진다. 절벽으로 도망간 시어머니는 이러지 말라며 복남을 회유하려하나, 저멀리 뭍으로 간 남자들이 섬으로 돌아오고있는 모습에 안도하며 그녀에게 온갖 악다구니를 쏟아붓는다. 그러며 절벽과 바다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바다에서 일한 경력을 뽐내며 떨어지나 단단한 돌위에 떨어져 결국 죽고 만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섬으로 돌아온 남자들은 더운 날에 상한 감자들과 이상하게 조용한 분위기를 감지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혼자 물을 마시려던 시동생 옆으로 복남이 다가오자 시동생은 여느때처럼 복남의 몸을 희롱하나 복남의 손에 쥔 낫이 그의 목을 몸에서 갈라버린다. 제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찾던 남편은 동생의 목이 나무 위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놀라나 곧 복남이 남편을 덮친다. 

그러나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순 없었는지, 복남은 금방 잡혀버리고 포박당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손잡이를 입에 물고 남편의 배때지에 검을 꽂아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남편의 몸에 된장을 발라버린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 것을 본 해원과 이 섬의 남은 남자 독수는 겁에 질려 서둘러 배로 달려가나 독수는 결국 복남에게 잡혀 죽게되고 해원만이 무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들이 없으니 복남은 정말, 정말 오랜만에 뭍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뭍에 나왔다며 그녀를 데려다준 선장이 뭐라도 사먹으라며 그녀의 손에 지폐 몇장을 쥐어준다. 이런 친절한 사람은 낯설기에 그녀는 불편하다가도 뭍의 땅을 밟아본다. 그러다 경찰서에 어떤 여자가 왔는데 사람이 죽었다느니 같은 소리를 해댄다는 이야기를 듣게되었고, 복남은 당장 경찰서로 향한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작은 동네이기에 경찰서에는 사람이 몇 없었고, 복남은 어렵지 않게 사람들을 죽이며 해원에게 나아갈 수 있었다. 겁에 질린 해원은 복남에게 도망치다가 결국 벽에 막히나 위기의 순간 죽은 줄 알았던 경찰이 총을 들어 복남을 쏘고, 그 틈에 해원은 복남이 갖고 있던 리코더를 그녀의 목에 꽂아버린다. 죽으면서 해원에게 리코더를 불어달라는 부탁하고 해원은 피묻은 리코더를 불어준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의 스토리는 간결했다. 
학대받는 순수한 여자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광기에 미쳐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내용인데, 이 기저에는 '불친절'이 들어가있다. 

앞서 해원은 굉장히 약았다. 저 '약았다'는 꾀가 많은 의미가 아닌 조금 더 나쁜 의미로써의 약았다이다. 도와달라는 외침에도 그녀는 창문을 닫고 정면만을 보며, 후배의 선의에도 악의로 대꾸한다. 그러면서도 건달이 그녀를 희롱해도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가만히 있는다. 그러니 그녀는 복남이 무도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뿐더러 연신 모르쇠로 일관한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무도의 인간들은 복남에게 모두 불친절했고, 그녀의 부당함에 방관했으며 옛친구라던 해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복남은 미쳐버렸고, 그 당위성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기에 저들의 고통과 유혈들이 낭자함이 통쾌하기까지 하다. 

영화 초반, 도와달라고 부르짖던 여자는 결국 잘못되었고 그 범인으로 지목된 인간들은 당당했다. 처음에 진술도 못하고 범인들의 장난질에 말도 못했던 해원은 지금에 와서야 저 자들이 범인이라며 정확히 지목하고, 범인들이 그녀를 위협하자 볼펜으로 반격하며 노려본다. 

해원의 입장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일에 얽혀봤자 좋은 일은 거의 없고 오히려 내가 잘못되어 몰릴 수 있는 가능성만 늘어나 차라리 방관하는게 속 편하고 몸도 편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여기에 반문이 하나 일게 된다. 
그 불친절한 '무관심' 속에서 저게 나의 일이 된다면 나는 변함없이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영화는 불편하면서도 통쾌하니, 복남의 복수극 뿐만아니라 여러 생각이 함께 들게한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

 


사족으로 서영희 분은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 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셨고, 그 수상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한줄평 :: 불편한 무관심
평점 :: 9/10
재관람여부 ::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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