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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내

[국내영화] 키친 (The Naked Kitchen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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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홍지영
출연   신민아, 김태우, 주지훈
개요   102분 / 2009 .02.05 / 15세 관람가

*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요약 줄거리


아내가 딴 남자랑 원에프터눈을 하고 왔는데 그 남자랑 남편이 우연치않게 동업을 하게 되고 셋이 함께 살면서 겪는 대환장이야기

 

모럴이 녹아내린다 :: 텅텅 빈 선물상자


영화 [키친]을 처음 보게 된 것은 20대 초반이었고, 영화는 지독하게 아름다웠다. 예쁜 주방에는 예쁜 그릇과 주방용품들이 가득한데, 이른 아침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는 모래의 모습 또한 그렇게 예뻐보일 수 없었고 그 예쁜 곳에서 만든 계란말이는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예뻤다. 그리고 그 예쁜 계란말이를 모래가 남편의 입에 넣어주면서 가벼운 버드키스와 함께 "맛있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예쁜 장면이었다.

게다가 영화 [키친]은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는데, 영화 속 모던한 음식들은 지금 레스토랑에 나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련되었고, 나오는 배경들 하나하나가 아름다워 저런 곳에서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 뿐이었다. 

예쁜 영상 외에는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따라가기에는 벅찬 줄거리만 있을 뿐이었다. ​
원에프터눈을 하고 와선 남편에게 "이상한 맛이 났다"고 하는 뇌주름이 없는 아내와 그걸 또 봐주는 남편, 나중에는 같이 일하는 동업자가 아내와 원에프터눈을 했던 상대라는 것이 들켜서 남편이 온 방문을 박살내는 합당한 분노를 표출하지만 묘하게 사람 이상하게 몰아가는 듯한 분위기와 아내의 아름다운 손재주는 그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다. 

영화는 쿨워터내음 정도가 아니라 그냥 한마디로 불륜이었다.
대한민국에서 할리우드식 연애라도 보는 것마냥 영화 [키친]을 보는 내내 머릿속 모럴이 서서히 금이 가고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결혼한 아내가 외딴 남자에게 느끼는 이상한 감정에 대해 이럴 수도 있다며 매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애초에 모래의 남편인 상인은 아내의 불륜에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으니 분노하고 고뇌하는게 당연한데 왜 모래나 그 상간남이자 상인의 동업자인 두레는 남편을 치졸하게 몰아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래의 뇌는 주름이 없어서 청순하고, 유부녀랑 불륜을 저지른 두레는 상인에게 누굴 선택할 지는 모래의 몫이라는 쌉소리까지 시전하니 이쯤되면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 썰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게다가 아내가 임신했는데 남편애인지 같이 원에프터눈한 새끼 애인지 의심하는건 합리적 의심 아닌가?? 그렇다해서 불륜의 당사자들인 모래와 두레 사이에 상인이 받을 상처에 대해서 고민하고,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 정리한다는 식의 심도깊은 대화 따윈없었다. 그저 하얀 빛이 아름답게 내리쬐는 화면과 아름다운 마스크들만이 가득할 뿐이다.
화면이 예쁘고 캐릭터들이 청순하니 망정이었지 스토리는 사랑과 전쟁이 따로 없다. 

결과적으로 모래와 상인은 이혼하고 두레는 눈물과 함께 외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상인의 식당은 성공하고 모래와 만나 재결합을 이야기하며 배경 좋은 곳에서 나름의 결말을 맺는다. 

불륜 영화가 [키친]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 [언페이스풀], [데미지], [클로이]같은 영화 등 다양하게 있다. 그 중에서도 영화 [언페이스풀]의 경우, 각 캐릭터들이 감정에 휘말려 진창까지 처박히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었고 그 표현이 정말 재미있는 영화이기도했다. 

 

 


그런데, 영화 [키친]은 그저 예쁘다. 배경 뿐만 아니라 불륜도 예쁘고, 고민하는 것도 예쁘다.
부부간 불륜에 대한 고민과 사람간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로가고, 상인과 두레가 만드는 예쁜 요리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아름다운 영상 가운데 그 안에 들어간 것은 비도덕에 대한 비성찰이니 마냥 영상이 예쁘다고 놀라하기에는 찝찝함이 가득하다.

사족으로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이태오의 명대사가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하나가 아니잖아. 결혼했다고해서 사랑이란 감정이 차단되는게 아니라고 선우를 사랑하는 감정과 다경이를 사랑하는 감정이 서로 다른 색깔인데 내가 미치겠는건 내가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는 거야! 

 


한줄평 :: 얼굴이 개연성
평점 :: 2/10
재관람여부 ::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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