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공식 홈페이지 *
요약 줄거리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넘어간 대기업 CEO 윤세리가 북한의 리정혁을 만나며 겪는 남북로맨스.
윤세리 :: 다 가졌는데 텅 빈 여자
대기업 회장님의 딸로 태어났다.
사업력 또한 탁월해 그녀 홀로 이룩한 회사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회사가 되었으며, 그녀 존재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될 만큼 그녀의 미모 또한 대단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면 불우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밖에서 데리고 온 사생아였고, 위의 두 오빠들에겐 온갖 괄시를 당했으며 그토록 사랑받고 싶었던 어머니의 냉대는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다. 잠도 잘 자지 못해 불면증약을 달고 살았고, 섭식장애로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으며 죽기 위해 타지로 가 안락사를 요청할 정도로 그녀의 삶은 피폐 그 자체였다. 그녀 홀로 일궈놓은 회사가 그토록 큰 기업이 된 것이 왠지 그녀의 힘듦이 얼마나 컸었는지에 대한 반증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사고를 겪는다. 현실적이지 못한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사고였다. 정말 그 누구도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바람에 날려 북한으로 넘어가게 되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테니까.
그 곳에서 그녀는 한 북한 남자를 만난다.
키는 훤칠하고 얼굴도 준수한데 딱딱하고 또 어둡다. 괜히 의심이 돋아 남자가 말한 대로 가기보다는 반대로 걸음을 옮겼는데 이거 웬걸. 남자의 말이 맞았다. 괜히 반대로 와가지고는 북한의 어느 마을로 오게 되었다.
이제 어떻게되나 싶었던 찰나, 그 남자가 약혼녀라면서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아니, 도와줌으로써 그 또한 공범이 되었다. 그녀는 이제 절대 남쪽에서 왔다고 들켜서는 안되었지만, 있는 집에서 나름 아가씨로 자란 윤세리로써는 처음 겪는 북한 생활이 그녀와 도통 맞지 않았다. 어떻게 집에 샴푸와 린스, 아로마 향초가 없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북한 남자는 저 멀리서 아로마 향초를 켜고선 그녀를 찾아다니며 무심한 듯 그녀를 챙겨주고, 그녀를 위해 상처입는다. 그리고 언제서부턴가 섭식장애에 시달리던게 거짓말처럼 느껴질만큼 윤세리는 참 잘 먹게 되었다. 설탕에 찍어먹는 누룽지를 즐기고, 배춧잎을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그토록 하찮아했던 크리스마스를 챙기는 것이 설렐 정도로 그녀 안에서 뭔가가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그녀는 1달여만에 남쪽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더이상 그를 만날 수 없다. 내 일상은 변함없는데 그만 없다.
그런데 강남 한복판에서 그와 마주친다.
그녀는 이게 꿈이 아니길 바란다.
리정혁 :: 더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잃고 싶지 않은 남자
피아노에 재능이 있었고 그는 자연스레 유학길에 올라 그 재능을 꽃피운다. 그의 형의 부고를 듣기 전까지는말이다.
그렇게 그는 피아노를 접고 군인이 되었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나타났다. 일촉즉발의 그런 것이 아닌 이는 지극히 사고였다. 하지만 이 여자를 보위부에 넘기면 이 여자가 어떻게 될 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차라리 그 나름대로 빨리 남쪽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런데 뭐 이런 여자가 있나 싶었다.
뻔뻔하고 뻔뻔하고 뻔뻔했다. 아랫동네에서 온 그녀와는 여러모로 참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그가 이렇게 감정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결국 보위부에서 냄새를 맡고 그녀를 쫓기 시작했고, 그녀를 지키다 그는 결국 총에 맞지만 괜찮았다. 그녀는 안전하게 남쪽으로 갔을 테니까.
그런데 눈을 떠보니 그녀가 그의 옆에 있다. 왜 안갔냐며, 무슨 짓을 한 줄 아냐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 또한 그를 지키기 위해 가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윤세리는 언젠가 남쪽으로 떠나야할 것을 알면서도 너무나 애틋해져버렸다.
그러던 중 형의 죽음에 어떤 음모가 끼어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밝혀낸다. 그 음모의 주모자는 이를 갈며 윤세리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고선 수용소로 가던 도중 도망쳤다. 그가 어디로 갈지는 뻔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남쪽으로 향했고, 그녀를 찾으려 그녀가 살고있다던 강남에 가 무작정 강남 한복판을 걷는다.
그리고 그 한복판 가운데 그녀와 마주친다.
거리감이 주는 그 애틋함이라니 :: 휴전선 장거리
장거리 연애는 힘들다. 거리감이 주는 애틋함도 물론 있지만, 그 거리감이 주는 외로움과 목소리로는 충족되지 않는 그 안달감이 사람을 돌게 한다. 그러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거리감은 단순히 서울-부산도 태평양 대서양도 아닌 휴전선이다. 거기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빌런이 위기상황을 유발하여 커플의 애틋함을 더한다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써 느낄 수 있는 정서와 거리감은 애틋함이 회오리치게한다.
당연히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판타지고 매우 비현실적이다. 세계 국방력 6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패러글라이딩 하나 못 잡아낼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도 않을 뿐더러, 가치관이나 살아온 환경조차 다른 이들이 언어가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 잘 지낸다는게 넌센스였다.
거기다 남주인공인 리정혁은 북한 서열 5위의 총정치국장의 하나남은 아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상교육을 받아온 북한의 교육방침상 사고로 넘어온 윤세리는 그에게 있어 좋은 공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손예진 분의 눈물 그렁그렁한 연기와 현빈 분이 멍뭉미 넘치는 연기가 더해지니 현실이고 나발이고 둘이 제발 행복하게 해달라며 둘의 해피엔딩만을 바라게 된다.
또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는 재미도 재미지만 버리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윤세리의 아픈 손가락인 윤세리의 가족들, 개그미가 터지지만 리정혁과 함께하는 북한 특수부대 5중대 사람들, 그 무엇보다 든든한 리정혁의 부모님, 하나뿐인 고명딸을 위하는 서브 여주인공 서 단과 그 가족들, 빌런인 것 같았지만 서브 남주인공으로써 눈도장 제대로 찍은 알동무 구승준, 오작교 역할 톡톡히 하는 국정원 그리고 드라마의 최종 빌런 조철강 등 배우분들의 열연과 더불어 캐릭터들이 확고하니 드라마는 매 화가 진행될 수록 흥미진진하였으며, 극이 진행될 수록 모든 캐릭터들이 다 신 스틸러들이었다.
개인적으로 메인커플인 윤세리와 리정혁과 같이 서브커플인 구승준과 서단과의 해피엔딩을 바랐으나 서단을 지키기 위해 구승준이 죽음을 맞이함이 정말너무나 안타까웠다. 윤세리는 총에 맞아도 살았는데 구승준은 왜 총에 맞아도 죽는 것인지. 메인커플의 행복한 모습에 홀로 남은 서단의 모습이 안쓰러웠고, 구승준과 서단의 행복을 바랐기에 그 이어지지 못한 마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게 한다.
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설정상 변형시킨 것도 있을테지만 가깝지만 먼나라인 북한의 삶을 엿볼 수 있음에 흥미로웠고 남한의 대기업 CEO와 북한 서열 5위의 아들이 만나 연애를 함에 있어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삼아 포옹으로 끝나는 것으로 꽉찬 열린 결말을 보여준 것 또한 흥미로웠다.
결혼! 쌍둥이! 해피엔딩! 이런 식으로 못을 박아넣는게 아니라 휴전선을 뛰어넘어 이 아름다운 곳에서 두 아름다운 남녀가 만나 그저 행복하니 이것도 좋지 않느냐는 결말에 조금은 아쉬우면서도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와 리정혁의 애틋한 장면들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애틋하다고 꼽는 장면을 끝으로 마무리 한다.
- 취하네.
- 취했소?
- 완전.
- 다행이군
- 다행이라고?
- 취한 것이 확실하면 한 마디 하고 싶어서.
- 뭐? 무슨 한마디? 나 예쁘다고?
- 아니.
- 뭐 이렇게 취중에도 단호해? 그럼?
- 나 가기 싫다고.
- .....
- 안 가고 싶다고. 그냥 당신이랑 여기 있고 싶다고.
- 나 술이 깰라그래.
- 어? 깨면 안되는데...
- 안 깼어요. 얘기해. 나 지금 너무 취했으니까 깨고 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그냥 하고 싶던 말 다 해.
- 여기서 당신이랑 결혼도 하고 당신 닮은 아이도 낳고.
- 난 딸이 좋은데
- 난 쌍둥이.
- 헐, 쌍둥이.. 나 또 깰라 그래.
- 안 깼으면 좋겠는데.
- 알았어. 계속해요. 또 뭐하고 싶은데?
- 다시 할거야, 피아노.
- 해야지! 무조건 해야지! 내가 콘서트 열어줄게 리정혁씨. 리정혁씨 실력이면 예술의 전당에서도... 잠깐만, 내가 아예 예술의 전당을 사버릴까? 나 얼추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 진짜 많이 취했구만.
- 완전 취했다니까? 영원히 안 깰 거 같아.
- 보고싶소. 당신 흰머리 나는거, 주름도 생기고, 늙어가는거. 그때도 예쁘갔지.
- 당연하지. 난 아주 천천히 늙을거니까. 그거 보려면 리정혁씨 진짜로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야겠다.
- 그래야겠군.
12화 중_ 취중진담.
한줄평 :: 리얼 판타지드라마
평점 :: 7/10
재시청여부 :: TV에서 틀어주면 볼 의향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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