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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국내

[국내드라마] 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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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드라마 '나의 나라' 공식 홈페이지 *




#요약 줄거리 


고려말 조선 건국 초기, 조선 건국사에 휘말린 세 남녀의 엇갈린 이야기


 

#나의 '나라'를 지켜줘 :: 혼란한 세상 속, 짠내가 폭발한다 



​아버지는 북방을 지키던 무인이었으나 모함을 당해 팽형으로 죽고, 그 모습에 하나 뿐인 여동생은 충격으로 간질에 걸리며 살면서도 팽형인의 아이들이라는 오명 속에서 살아간다. 나라고 자시고 간에 당장 먹을 쌀과 여동생의 약값이 더 귀한 사람, 서휘가 있었다. 

​아버지는 양반이었으나 어머니는 노비였기에 그는 천한 서얼이었다. 하지만 양반 사이에서 태어난 고귀한 배다른 형이 물가에서 익사하고, 형 대신 너가 죽었어야했다는 가정교육 속에서 자라와 이 빌어먹을 집구석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사람, 남선호가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기생이되 기생이 되지 않은 여자, 한희재가 있었다. 그녀가 나고 자란 기생집, 이화루는 기생 뿐만 아닌 온갖 정보를 모으는 곳이기도 했으나 어느 정보에 휘말린 그녀의 어미는 죽임을 당한다. 이 빌어먹을 고려에 환멸을 느껴 그녀는 벽마다 벽서를 붙이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만 혼란한 고려말 정세 속에 얄팍한 목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

 



하지만 이 혼란한 시국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하던 세 남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휘와 선호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이유 아래 무과 시험에서 치열하게 겨룬다. 하지만 선호의 아비, 남 전의 장난질에 우승한 휘는 탈락되어 그 험악한 북쪽의 요동으로 끌려가고, 여진족과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 와중에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부대에는 선호가 있었다. 회군의 정당성을 위해 여진족을 막고 있던, 휘가 있는 군대를 없애려 하고 그 임무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선호가 투입된다. ​그렇게 둘은 점점 엇갈리는 와중에 겨우겨우 살아돌아온 휘는 여동생의 행방을 쫓으나 남 전의 집에 인질로 붙잡혀 있음을 알게 되고, 그의 명에 따라 이방원에게 접근한다. 

​한편,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성공하고 조선이 건국되지만, 아비의 명을 충실히 따른 이방원을 개국공신 명단에서 제한다. 
이방원이 어떤 자인가, 여우의 머리에 범의 심장을 지녔다고 한다. 새어머니 강씨를 지키기 위해 이성계가 이방원을 보냈을 정도로 그는 문무가 뛰어난 인재 중의 인재였다. 그리고 그는 이 스러져가는 고려를 무너트리고 새로운 나라, 조선 건국을 위해 포은 정몽주를 죽였고, 제 스승을 죽이며 손에 온갖 피를 묻혔다. 

 

 


하지만 그토록 인정받고 싶어했던 아비, 이성계에게는 그저 아들이되 경계해야할 존재에 불과했으며, 온갖 공을 세운 그에게 돌아온 것은 온갖 냉대와 푸대접 뿐이었다. 나아가 본처 소생의 장성한 아들들이 여럿있었음에도 새어머니 강씨의 어린 아들이 왕세자가 되었다. 

​그도 처음부터 피를 보고 싶진 않았다. 북방을 지키는 서 검이 모함을 당해 감옥에 갇혀있자, 그를 향해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 건국에 동참하자 제안했다. 감옥서 칼을 차고 있음에도 고려의 신하라며 거절하는 그에게 이방원은 말한다.

제 자신도, 가족조차 지키지 못하는 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서 휘였다. 자신의 수족이 되기위해 연신 들이대는데 알고보니 자신에게 칼을 갈고 있는 남 전의 끄나풀이란다. 이방원은 남 전을 치기 위한 목적 하에 서 휘와 손을 잡고 상황은 정리되는가 싶었지만, 남 전이 서 휘의 하나뿐인 여동생을 죽이고선 이방원을 치기 위해 움직이고 이방원 또한 남 전을 향해 움직인다.

​1차 왕자의 난이었다.

 

 


​위정자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와 권력관계 속에서 치고 박고 있는 사이, 한낱 머글인 서 휘와 남선호의 피할 수 없는 전투가 시작되고, 둘의 결투의 행방과는 상관없이 결국 이방원이 승리한다. 이에 남선호는 이방원에 대한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 서 휘는 이방원과 선호를 구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렇게 다시금 2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다.

어떻게든 이방원에게 복수하려는 남선호, 이를 지키려는 서 휘. 결국 그 둘의 목숨값으로 그 주위 모든 이들이 무사하게 되며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드라마 [나의 나라]는 그야말로 거대한 역사의 시류 속에서 한낱 머글들의 삶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준다. 서 휘가 남 전의 계략아래 요동으로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그 처절함을 여실히 표현한 연출에 놀라며, 밑바닥부터 올라와 서로를 지키려는 모습에 위화도 회군이고 나발이고 간에 그저 애틋하다.

 



서 휘와 남선호는 매 회마다 구르기 바빴다. 칼빵맞고 주먹에 맞는 얻어맞는 등 온갖 상황 가운데서 몸에 구멍하나나거나 어디서 맞고 다니는데도 붕대 휙휙감고선 터벅터벅 걸어다닌다. 그냥 저 쯤되면 그냥 죽여주는게 저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주인공들은 미친 듯이 굴러다닌다. 

그렇게 힘들게 요동에서 온갖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돌아왔는데 돌아온 서 휘가 여동생을 볼모로 잡은 남 전에게 이용당할 땐 분노가 치밀게 한다. (안내상 배우님, 정말 연기 대박이십니다. 보면서 정말 많이 화났어요.)

 




드라마 [나의 나라]는 역사적 바탕이라는 큰 줄기만 갖고 있을 뿐이지 고증은 생각하지 않는게 편하다. 게다가 꼬인 캐릭터들의 인생사만큼이나 스토리도 꼬여있어서 잠깐 다른 것을 본사이 쟤들이 왜 저기갔냐며 당혹스러울 정도로 스토리 진행이 꽤 빠른 편이다. 하지만 나에겐 간만에 발견한 웰메이드 드라마였고, 악역이라는 개념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너무 강해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들과 그를 연기하신 배우분들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보내게하는 드라마였으며 그리고 작가님들을 많이 원망하게 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믿고 속고 또 당해도 또다시 믿는 서 휘와 화를 내면서도 연신 휘를 도와주는 선호를 보며 드라마는 은근슬쩍 브로맨스를 집어넣는다. 분명 히로인인 희재가 있음에도 이상하게 서 휘와 남선호와의 우정치고는 너무 서로를 생각하는 듯한 그 마음 씀씀이가 쟤들 지금 뭐하냐며 고개를 갸웃거리게한다. 하물며 다같이 밥을 먹을 때에도 분명 휘와 희재가 연인이 되었음에도, 휘가 선호의 밥 위에다가 반찬을 얹어주고선 흐믓하게 미소짓고 선호는 묵묵히 그 밥을 먹고 있음에 저 반찬이 닭다리 아닌게 어디냐며 조용히 보게된다. 

 

 


여기에 이방원의 대사조차 심상치 않다. 

"내 기억이 났다. 니가 처음 나를 베러 왔을 때가. 너를 보며 내 생각 했다. 아... 가지고 싶다. 휘 또한 그러했다. 저놈. 저놈은 내 사람이야! 근데 내가 휘를 가진 적이 있던가."

당시 어머니와 함께 보던 어느 유교걸은 그저 동공지진할 뿐이었다.
저 남주들의 묘한 분위기가 캐릭터들의 짠내와 어우러지며 드라마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갔고, 선호와 휘가 모두를 위해 그 목숨을 바치고 이방원은 용상에 앉아 그들의 죽음을 보며 아버지 이성계에게 그토록 듣고싶었던 그 한마디를 홀로 뱉고 홀로 듣는다.  

​"애썼다."

 

 



드라마 [나의 나라]는 제목 그대로의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 시대고 나발이고 간에 내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하는 것이 더 중했고, 그것은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이었다. 그렇게 다치고 마음이 부서져도 '삶'이라는 나라 속에서 그들이 소중히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켜야하는 백성이기에. 이어 '삶'이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깨지고, 꺾이고, 부서지더라도 그래도 그것이 삶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희재의 마지막 나래이션이 그들의 나라를 지키던 주인공들의 짠내가 단지 짠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얼마나 숭고하고 치열하며 그렇기에 아름답다 역설한다.

 


 

한줄평 :: 꼭 다 죽여야만 속이 시원했냐!
평점 :: 8/10
재시청여부 :: 재방송해주면 볼 의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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