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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국내

[국내드라마] 빨강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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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구두]


KBS2 2021.07.05 ~ 2021.12.10(100부작)
월~금 오후 7:50분
연출 - 박기현
극본 - 황순영
출연 - 최명길, 소이현, 박윤재 外
시청률 - 19.6%(2021. 12. 10)


자신의 성공을 위해 혈육의 정을 외면한 채 사랑과 욕망을 찾아 떠난 비정한 엄마와 그녀에 대한 복수심으로 멈출 수 없는 욕망의 굴레에 빠져든 딸의 이야기


 

* 주관적인 리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 사진출처 : 드라마 '빨강구두' 공식영상 캡쳐 *

 


 

 #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 그래서 복수는 언제하죠?  

 

드라마 '빨강 구두'

 

드라마 [빨강구두]는 김진아 아니, 젬마의 서사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뺑소니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암울한 가족사 가운데 자신과 남동생을 거둬둔 옆집의 옥경의 도움으로 무탈하게 자라났다. 거기다 젬마에게는 구두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는데, 동생을 위해 만든 디자인이 왜때문인지 어느 대기업의 신상품으로 둔갑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여기서부터 뭔가 이상하게 꼬이듯 찜찜했는데, 남동생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게 되고 정신조차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가 보고 싶다는 소망하나를 제 누나에게 꺼낸다. 아버지와 남매를 버리고 부자집에 시집간 젬마의 엄마, 민희경을 보고싶다는 남동생의 소망을 차마 뿌리치지 못해 젬마는 민희경을 찾아간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모르쇠였고 냉대였다. 
다친 당신 아들이 버림받았대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그 소원하나 못들어주나 원망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같은 모르쇠와 냉대였다.
 

 

드라마 '빨강 구두'

 


결국 남동생은 죽고, 동생을 위해 만든 신발디자인을 훔친 것이 민희경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민희경을 무너트릴 것이라며 젬마는 복수를 다짐한다. 하지만 동생 병원비도 갚아야하고 입에 풀칠은 해야해서 그녀는 한식당에서 일하려하다, 그 곳에서 기석과 얽히게 되고 나아가 기석과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나중에 기석은 치킨집 사장이 되고, 젬마는 어떻게든 민희경에게 다가가고, 돈도 벌기 위해 몸의 아픈 기석의 할머니, 최숙자에게 신장을 떼어드린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복수의 서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기석은 젬마를 말리지만 젬마는 로라구두에 입사하여 민희경과 그 남편인 권혁상 그리고 두사람의 딸인 권혜빈의 신경을 긁어댄다. 거기다 젬마는 뛰어난 능력으로 권혜빈을 매 발리다못해 혜빈이 좋아하는 남자이자 기석과 헤어지고, 기석의 동생인 윤현석을 유혹한다. 정확하게는 현석이 젬마에게 가지고 있는 호감을 이용해 혜빈과의 결혼을 무산시키려했고, 이를 알게된 현석이 절망하며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버린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알게된 혜빈은 정신이상증세를 앓게 된다.

 

드라마 '빨강 구두'

 


기석과 현석의 할머니, 최숙자의 입장에서는 제 손자 둘을 갖고노는 젬마의 행태에 빡이 칠 수 밖에 없었기에 젬마를 물먹이기 위해 민희경과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젬마는 자신의 아버지가 당한 뺑소니 사고의 범인이 권혁상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이 사실을 이미 옥경이 알고 있었으나 돈을 받고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며 절망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최숙자에게는 잃어버린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바로 젬마의 아버지이자 민희경의 전남편이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뺑소니로 죽었다는데 뺑소니로 제 아들을 죽인게 권혁상이라고 하며 민희경은 최숙자의 아들과 그 아이들버리고 도망간 여자라는 것을 안 순간, 최숙자는 젬마의 편으로 돌아선다. 

후에, 최숙자가 민희경에게 대노하자 민희경은 당신도 아들을 버려놓고선 날 비난하냐며 되려 소리친다. 이어 댁의 아들이 자신을 겁탈하여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어 젬마를 낳고, 지옥같은 결혼생을 하게 되었으며 때문에 도망쳤다고 하니, 최숙자는 거짓말이라며 울부짖는다. 그런데 거짓말이 맞기는 맞았다.

사실 젬마는 권혁상의 딸이었으니까.

 

드라마 '빨강 구두'

 


거기다 권혁상의 전처에겐 그와 결혼 전,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인 권주형이 찾아와 로라구두는 내것이라며 폭풍 선언을 한다. 정확하게는 권혁상과 의붓아버지, 의붓아들하는 사이였다. 어쨌든 젬마와 목적은 같았기에 둘은 쇼윈도 연애행세를 하며 의기투합하였고, 민희경을 로라구두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하기는 한다.
 
젬마가 뺑소니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권혁상은 그녀를 죽여버리려하나, 젬마를 지키려 옥경이 몸을 날렸고 젬마대신 목숨을 잃는다. 거기다 로라의 공동대표에 오른 젬마의 기세가 대단하다못해 그의 목을 졸라대니 이거 안되겠다, 싶었는지 사람들을 시켜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고 실제로 목숨이 위험해질뻔하였으나 알고보니 그녀가 그의 친딸인 것을 알게되고 같은 혈액형이라 젬마는 살아날 수 있었다. 

아무튼 온갖 악행을 저질러온 권혁상은 자수하여 감옥에 들어가고, 자동차 사고로 민희경은 하반신마비가 되어 평생 구두를 신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젬마가 두 사람을 각각 찾아가 마음속으로 아빠, 엄마... 라 부르며 두 사람을 뒤로하고, 로라구두 회장에는 권주형이 오르고, 대표에는 권혜빈이 올라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는다. 


 # 명배우분들을 데리고 이게 무슨 짓인지 :: 역시 가족이 체고인가  

 

드라마 '빨강 구두'

 


최명길 분, 소이현 분... 이름만 들어도 아는 배우분들이 일일드라마에 출연하시는데, 하필 또 이 드라마의 주요 키워드가 '복수'라고 한다. 와, 이걸 어떻게 안 볼 수 있을까. 빌드업 서사는 썩 괜찮았다. 자식버리고 제 성공만을 좇은 어머니,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가 분노하는 딸, 그 가운데 가족에 대한 애틋함 따위 1도 없기에 복수 중간에 딸아, 어머니, 이런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못박음이 깔끔했다.

이어 젬마의 연애사 썰이 시작되고 전형적인 재벌남과 평민녀의 클리셰가 시작되려는가했는데 갑분 장기기증이 나온다. 남주 할머니에게 장기기증해주면서 얽히게 되는 스토리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기에 이 드라마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지 감도 잡을 수 없었고, 서브 남주로 나온 현석의 캐릭터는 시원하다가도 상대적으로 서브남주와의 캐미가 좀더 달달구리했다. 그러니까 남주가 정말레알 무매력 그 자체였다. 

 

드라마 '빨강 구두'

 

여주인 젬마가 복수를 하겠네, 울며불며 살기가 등등해져 설치고 다녀도, 복수는 나쁜거에요, 용서하세요- 같은 소리른 앵무새 마냥 와닿지도 않는 말들을 반복하며, 복수를 멈추게한답시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나대는 모습에서는 차라리 조력을 하는게 낫다 싶을 정도로 매력이 없었다. 복수의 화신이 된 젬마와는 용서와 선만이 가득한 상대적인 캐릭터처럼 보여왔지만, 정작 무계획 이상주의자의 모습만이 보여올 뿐이다.

물론, 남주에게도 아픈 과거는 있었다. 자신을 사랑한다며 쫓아왔고, 그 마음을 받아주었지만 돌아온 것이라고는 성범죄자라는 누명과 오명이었다. 여기에 돈은 돈대로 뜯겨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지만, 이를 바꿔준 것은 젬마였기에 그는 그녀를 놓을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젬마가 사랑했던 첫번째 남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남주에 지나지 않았다. 

드라마 [빨강구두]는 어쨌든 연애사보다는 복수가 좀 더 무게가 있는 드라마 아니던가. 그럼 복수는 어떻게 진행될지 사이다를 기대하며 보게 되지만 막상 보게되는 것은 민희경과 권혁상의 악행이 참 끊임이 없다는 것과 그들의 딸내미인 권혜빈마저도 젬마를 수영장에 빠트려놓고선 쟤가 나에게 그랬다며 누명을 씌우는 미친 짓을 해댄다.

 

드라마 '빨강 구두'

 

그래, 그러니까 사이다는 언제나오나 하고 그 고구마들을 먹으며 꾹 참고 보게되면 기껏 나오는 사이다라고는 민희경의 사퇴, 권혁상의 위기 정도 뿐이었다. 그나마 어후, 시원하네 소리가 나오는 사이다라면 그냥 권혜빈의 남자를 뺏어 민희경과 그녀의 딸에게 나름 대못을 박은 것 외에는 잘 보이진 않았다.

이어 이 밍숭맹숭한 사이다 속에서 이제 조력자들이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한다. 최숙자는 제 아들의 복수를 위해 민희경과 권혁상을 흔들고, 권혁상의 의붓아들이 제 것을 찾겠다며 또 민희경과 권혁상을 흔들어대니 이제 좀 통쾌하게 저들이 무너지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계속 민희경이 이렇게 악역이 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뜨문뜨문 보여주더니 나중에는 최숙자 네 아들이 날 겁탈해서 애를 낳았어! 라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기대했던 사이다는 졸지에 김빠진 사이다가 되어버리거나 실온에 냅둔 미지근한 사이다가 되어버리곤했다.

 

드라마 '빨강 구두'

 

드라마 [빨강구두]는 그 동화 속 모티프처럼 저주받은 빨강구두를 신고 무한하게 춤추다 결국 제 발을 잘라낸 것처럼, 끝에 가서야 욕심과 복수의 허망함에 대해 보여준다. 구두를 만들던 민희경은 하체가 마비되었고, 권혁상은 법의 심판을 받게되었다. 끊임없이 악행들을 보여준 인물들은 어쨌든 권선징악으로 참교육되나, 의도대로 시원함보다는 꼬일대로 꼬인 개족보에 치이고 갑분 가족애에 또다시 치인다.

드라마 [빨강구두] 속 배우분들의 열연은 대단했다. 민희경 역을 맡으신 최명길 분이 젬마를 바라볼 때의 눈빛은 경멸 그 자체였고, 권혁상 역의 선우재덕 분의 딕션과 그 조근조근한 어조가 권혁상의 악행과 만나 무슨 사람 치고 가는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한다. 하지만 아무리 배우분들이 열연을 하셨어도, 대본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게했다. 

 

드라마 '빨강 구두'

 

그냥 자리에서 해임되는 것이 아니라

저 살겠다고 자식버리고, 자식취급하지도 않는 저 나쁜 자들이 참교육을 통해 인간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이 조금 더 많이 나왔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줄평 :: 빨강 구두를 신고 춘 조금은 삼삼한 춤
평점 :: 4/10
재시청여부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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